수염을 기르고 맨발로 앉아 정면을 바라보는 해월 최시형

사람을 한울처럼. 해월의 사상은 추상적인 교리보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시작됩니다.

해월 최시형국립중앙박물관 · Wikimedia Commons · 공공누리 제1유형

200년 뒤에도 남은 생각

오래전 말에서
오늘의 삶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해월 선생의 말씀은 여전히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해월 선생이 우리에게 남긴 화두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여섯 생각 읽기 ↓
01

事人如天

사인여천

존엄 · 평등 · 아동 존중

사람과 아이

사람을 하늘처럼 존중하고, 그 존중을 사람을 대하고 사물을 접하는 일상에서 실천하라. 이것은 오늘 우리에게 아이를 포함한 한 사람의 존엄을 지키는 일을 묻습니다.

해월에게 공경은 신분이나 나이와 관계없이 눈앞의 사람을 대하는 태도였습니다. 아이도 한울님을 모신 존재로 보았기에, 아이를 존중하는 일은 어른의 선의에 맡길 문제가 아니라 일상에서 지켜야 할 원칙이 됩니다.

02

向我設位

향아설위

살아 있는 사람 · 기억 · 관계

제사와 기억, 식고

제사상은 먼 곳이 아닌, 한울님을 모신 살아있는 사람을 향해 세워져야 한다.. 이것은 오늘 우리에게 돌아간 사람을 기억하면서 살아 있는 사람도 살피는 일을 묻습니다.

향아설위는 제사의 방향을 살아 있는 사람 쪽으로 돌려 묻습니다. 떠난 이를 기리는 마음은 남은 사람이 부모의 가르침을 기억하고 자신의 삶에서 이어갈 때 더욱 분명해진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03

三敬(敬天,敬人,敬物)

삼경(경천,경인,경물)

경천 · 경인 · 경물

하늘·사람·만물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공경하며 만물까지 공경해야 한다.. 이것은 오늘 우리에게 하늘과 사람뿐 아니라 흙과 물도 공경하는 일을 묻습니다.

삼경은 하늘을 공경하는 마음이 사람을 대하는 행동으로, 다시 사물과 생명을 대하는 태도로 나아가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공경을 의례 속에만 두지 않고 우리 곁의 존재에게까지 확장합니다.

04

以天食天

이천식천

먹거리 · 순환 · 상호의존

밥

하늘이 하늘을 먹으며 서로를 살린다. 이것은 오늘 우리에게 밥상 뒤의 농부와 미생물과 시간을 떠올리는 일을 묻습니다.

이천식천은 먹는 일도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 생명의 관계 속에서 보게 합니다. 밥 한 그릇을 생각할 때 흙과 물, 햇빛과 농부의 수고를 함께 떠올리는 것은 이 가르침을 오늘의 언어로 읽는 방식입니다.

05

天主織布

천주직포

돌봄 · 가사 · 여성

여성 · 노동

며느리의 베 짜는 소리에서 한울의 수고를 듣다. 이것은 오늘 우리에게 보이지 않던 돌봄과 노동을 알아보는 일을 묻습니다.

해월은 베 짜는 소리를 들으며 그 일을 하는 사람을 새롭게 보도록 물었습니다. 여성이 천대받던 시절, 여성도 한울님을 모신 귀한 존재임을 되짚어 주셨습니다.

06

同歸一體

동귀일체

협동 · 연대

공동체

서로 다른 존재가 함께 살아갈 관계를 만든다.. 이것은 오늘 우리에게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함께 감당하는 일을 묻습니다.

해월의 공경은 나 혼자 바르게 사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과 만물도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보는 관점은 협동과 연대를 생각하게 합니다. ‘동귀일체’라는 이름 아래 오늘의 공동체를 상상하는 것은 후대의 해석도 포함합니다.

『해월신사법설』에서 선별한 말씀

천도교중앙총부의 온라인 공개본에서 이 주제와 관련된 대목을 짧게 발췌했습니다. 전체 법설을 모두 수록한 것은 아닙니다.

한 그릇의 우주

밥 한 그릇은
혼자 오지 않습니다.

햇빛흙물농부미생물비시간

이천식천은 먹는 존재와 먹히는 존재를 분리하지 않고, 서로가 서로의 생명을 잇는 관계로 바라보게 합니다.